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자산 1조 원대 화학회사의 주식 담당 박 과장은 개정 상법의 집중투표 조항이 9월 10일부터 시행된다는 소식을 듣고 정관 파일을 열었습니다. 이사 선임 조항 아래에 집중투표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문장이 그대로 있었습니다.
법이 배제를 금지했다면 그 문장은 이제 무엇이고, 지우는 안건을 다음 정기주주총회에 올려야 할까요?
이 글은 최근 사업연도 말 자산총액이 2조 원에 못 미치는 상장회사를 다룹니다. 담당자들이 실제로 묻는 다섯 가지입니다.
- 지금 정관을 고쳐야 하는 회사와 그대로 두는 회사
- 대상 여부를 가르는 값과 그 판정 시점
- 9월 10일 뒤에도 남는 정관 문장의 효력
- 별도 상정 의무와 과태료 근거의 변화
- 의결권을 덜어내게 하던 규정의 행방
1정관에 남은 집중투표 배제 조항, 삭제 안건을 올려야 하나요?
지난 결산에서 자산총액이 2조 원에 못 미쳤다면 올릴 안건이 아닙니다. 상법이 배제를 금지한 상대는 그 선에 이른(2조 원 이상) 상장회사입니다.
집중투표는 이사를 2명 이상 한꺼번에 뽑을 때 쓰는 투표 방법입니다. 주주는 1주마다 뽑을 이사 수만큼의 의결권을 받고 그 표를 후보 한 사람에게 몰아줄 수 있습니다. 정관의 배제 조항은 그 방법을 쓰지 않겠다고 회사가 미리 정해 둔 문장입니다.
개정 조문은 그 문장을 둘 수 없는 회사를 한 줄로 지정합니다.
상법 제542조의7 제3항 제2항의 상장회사는 제382조의2제1항에도 불구하고 정관으로 집중투표를 배제할 수 없다.
[관련 법령: 상법 제542조의7 제3항 개정규정(2026년 9월 10일 시행)]
제2항은 자산 규모를 대통령령에 넘겼고, 상법 시행령 제33조가 그 선을 「최근 사업연도 말 현재의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상장회사」로 긋습니다. 지난 결산에서 그 값에 이르지 못한 회사는 이 금지의 상대가 아닙니다.
그런 회사에는 일반 규정이 그대로 적용됩니다. 상법 제382조의2 제1항은 3% 이상을 가진 주주가 집중투표를 청구할 수 있게 하면서 「정관에서 달리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이라는 단서를 답니다. 정관의 배제 조항은 바로 그 단서에 해당하는 문장이라 여전히 힘을 갖습니다.
2우리 회사가 그 금지의 대상인지는 언제 판정되나요?
지난 사업연도 말 결산의 자산총액 하나로 판정되고, 그 판정은 결산 시점에 고정됩니다.
시행령이 그은 선은 「최근 사업연도 말 현재의 자산총액」입니다. 기준 시점이 결산에 못 박혀 있어, 그 뒤에 자산이 늘거나 줄었다고 해서 그해의 판정이 되돌아가지 않습니다. 총회를 준비하면서 이 값을 다시 재지 않아도 되는 이유입니다.
대상을 이렇게 한정하는 것은 개정 조문만이 아닙니다. 개정 부칙이 적용 시점을 정하면서 같은 회사를 한 번 더 적어 두었습니다.
상법 부칙 <법률 제21044호, 2025. 9. 9.> 제2조 (집중투표에 관한 적용례) 제542조의7제3항의 개정규정은 이 법 시행 이후 최초로 이사의 선임을 위한 제542조의7제2항의 상장회사의 주주총회 소집이 있는 경우부터 적용한다.
적용례의 주어까지 「제542조의7제2항의 상장회사」입니다. 조문도 부칙도 같은 선을 가리키고 있어, 지난 결산에서 그 선에 못 미친 회사는 9월 10일이 지나도 이 기준선을 따질 일이 없습니다.
다만 이 값은 결산마다 다시 봅니다. 결산에서 자산총액이 2조 원을 넘기면 그 회사는 그 결산으로 「제2항의 상장회사」가 됩니다. 결산은 대상인지를 가르는 자리이고, 개정 조문이 언제부터 걸리는지를 정한 것은 부칙입니다 — 위에 인용한 그대로 「이 법 시행 이후 최초로」 이사 선임을 위한 제2항 상장회사의 주주총회 소집이 있는 경우부터입니다(부칙 제2조). 부칙이 적어 둔 기산점은 법 시행일이고, 결산을 기산점으로 삼는 문언은 없습니다.
그래서 시행 이후 한참 뒤의 결산으로 처음 2조 원을 넘긴 회사에는 어떻게 걸리는지가 문언만으로는 갈립니다. 부칙이 소집 주체를 「제2항의 상장회사」로 한정하고 있으니 그 회사가 대상이 된 뒤의 소집부터라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다만 이 대목을 정리한 판례나 해석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실무에서는 지난해 판정을 그대로 옮겨 적지 말고 결산 값을 해마다 다시 확인하는 것이 대상이 된 해를 놓치지 않는 길입니다.
39월 10일이 지나면 정관에 남은 그 문장의 효력이 달라지나요?
달라지지 않습니다. 지난 결산에서 2조 원에 못 미친 회사의 배제 조항은 개정 전과 같은 효력으로 남습니다.
개정 조문이 겨누는 정관은 「제2항의 상장회사」의 정관입니다. 앞머리에 붙은 「제382조의2제1항에도 불구하고」가 그 범위를 정합니다. 정관으로 달리 정할 수 있게 열어 둔 일반 규정을 그 회사들에는 적용하지 않겠다는 문언입니다.
그 선 아래에 있는 회사에는 일반 규정이 그대로 걸려 있습니다. 정관의 배제 조항도 그 규정이 열어 둔 자리에 그대로 놓입니다. 주주가 이사 선임 총회를 앞두고 집중투표를 청구해 오더라도, 회사는 개정 전과 같이 그 문장을 근거로 청구에 응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달라지는 것이 있다면 개정이 아니라 회사의 선택입니다. 그 조항을 지운 순간부터 회사는 이사를 2명 이상 뽑는 총회에서 집중투표 청구를 거부할 근거를 잃습니다. 삭제 안건을 올릴지는 그 결과를 놓고 판단할 일이지, 이번 개정이 요구하는 일이 아닙니다.
주의할 것은 반대 방향의 오독입니다. 개정 소식만 듣고 정관의 배제 조항이 이미 효력을 잃은 것으로 보아 청구를 받아들이면, 정관이 열어 둔 선택지를 회사가 스스로 접는 셈이 됩니다.
4집중투표 배제 조항의 삭제 안건은 다른 정관변경 안건과 따로 상정해야 하나요?
아닙니다. 별도 상정을 요구하던 상법 제542조의7 제4항은 주어가 「제2항의 상장회사가」여서, 지난 결산에서 2조 원에 못 미친 회사에는 개정 전에도 이 의무가 없었습니다. 그 제4항이 2026년 9월 10일 자로 삭제되고, 위반에 붙던 과태료 근거도 같은 날 좁아집니다.
개정 전 조문에는 집중투표 배제에 관한 정관변경 의안만 따로 떼어 의결하라는 절차 규정이 있었습니다. 그 규정이 상대로 삼은 회사도 「제2항의 상장회사」입니다.
개정 전 · 2026년 9월 9일까지상법 제542조의7 제4항 제2항의 상장회사가 주주총회의 목적사항으로 제3항에 따른 집중투표 배제에 관한 정관 변경에 관한 의안을 상정하려는 경우에는 그 밖의 사항의 정관 변경에 관한 의안과 별도로 상정하여 의결하여야 한다.
[관련 법령: 상법 제542조의7 제4항 개정 전 문언(2026년 9월 9일까지 시행)]
배제하는 정관을 다른 정관변경 안건에 끼워 넣어 뭉뚱그리지 못하게 막는 규정이었습니다. 배제 자체가 금지되면서 이 항은 「④ 삭제」가 됩니다. 올릴 수 없는 안건이 되니 그 안건의 상정 방법을 정하던 규정도 함께 사라집니다.
그래서 그 선 아래에 있는 회사가 정관변경 안건을 어떻게 묶든 이 항은 처음부터 걸리지 않았습니다. 9월 10일에 사라지는 것은 그 회사가 지고 있던 의무가 아니라, 애초에 지지 않던 의무의 근거 조문입니다.
연쇄는 과태료 조문까지 이어집니다. 별도 상정 의무를 어겼을 때의 근거인 제635조 제4항 제2호에서 이 항의 인용이 빠집니다.
상법 제635조 제4항 제2호 개정 전제542조의7제4항 또는 제542조의12제5항을 위반하여 의안을 별도로 상정하여 의결하지 아니한 경우 개정 후제542조의12제5항을 위반하여 의안을 별도로 상정하여 의결하지 아니한 경우
[관련 법령: 상법 제635조 제4항 제2호 개정 전 문언(2026년 9월 9일까지 시행) · 같은 호 개정규정(2026년 9월 10일 시행)]
제4항이 빠지면서 이 호가 겨누는 대상은 상법 제542조의12 제5항 하나로 줄어듭니다. 1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붙는 자리이고, 상법이 상장회사에 별도 상정을 요구하는 의안이 그만큼 좁아진다는 뜻입니다.
이 과태료가 어디로 향하는지도 함께 봅니다. 제635조 제4항은 부과 대상을 같은 조 제1항 각 호 외의 부분에 적힌 사람으로 묶어 둡니다. 이 의무와 관련해서는 회사가 아니라 이사·감사·감사위원회 위원 같은 개인이 그 자리에 있습니다. 그리고 남는 제542조의12 제5항은 주어가 「상장회사가」여서 자산 규모를 가리지 않습니다. 안건 상정 방식을 어떻게 짜느냐가 담당자의 절차 문제로만 끝나지 않는 이유입니다.
남은 제542조의12 제5항은 집중투표와 관계가 없습니다. 상장회사가 감사의 선임 또는 감사의 보수결정을 위한 의안을 올릴 때 이사의 선임·보수결정 의안과 나누어 의결하라는 규정입니다.
집중투표 쪽 절차가 사라졌다고 이 의무까지 정리된 것으로 읽으면, 안건 순서를 짜다가 과태료 대상이 되는 상정 방식을 그대로 두게 됩니다.
5배제 조항을 지우는 안건에 3% 초과분 의결권 제한이 걸리나요?
걸리지 않습니다. 그 제한을 두던 제542조의7 제3항은 주어가 「제2항의 상장회사가」여서, 지난 결산에서 2조 원에 못 미친 회사에는 개정 전에도 걸리지 않았습니다. 그 문장 자체도 2026년 9월 10일부터 배제 금지 문장으로 통째로 교체됩니다.
개정 전 제3항은 배제를 막지 않는 대신 표를 덜어내게 했습니다. 정관으로 집중투표를 배제하거나 「그 배제된 정관을 변경하려는 경우」에, 의결권 없는 주식을 뺀 발행주식총수의 3%를 넘게 가진 주주는 그 초과분의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도록 정했습니다. 그 항에는 「다만, 정관에서 이보다 낮은 주식 보유비율을 정할 수 있다」는 단서도 붙어 있어, 정관이 3%보다 낮은 비율을 정해 둔 경우에는 그 비율이 기준이 되었습니다. 배제 조항을 넣는 안건과 되돌리는 안건이 함께 걸려 있었습니다.
개정 후 문장에는 그 대목이 남지 않습니다. 배제할 수 없다는 한 문장으로 바뀌면서 3% 제한을 정하던 부분이 사라집니다. 개정 전 제3항이 대상으로 삼은 회사도 「제2항의 상장회사」였으므로, 자산총액이 그 선 아래인 회사가 배제 조항을 넣거나 빼는 정관변경을 하더라도 이 조항의 3% 제한은 처음부터 걸리지 않았습니다.
주총 실무에서 익숙한 3% 제한은 다른 자리에 있습니다. 감사위원회위원을 선임하거나 해임할 때 걸리는 제한은 제542조의12 제4항이 따로 정하는 것이고, 정관변경 안건과는 근거 조문이 다릅니다.
정관을 열 때 확인할 값은 결국 둘입니다. 지난 결산의 자산총액, 그리고 이사 선임 조항 아래에 배제 문장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배제 문장이 없는 회사라면 규모와 무관하게 이미 집중투표 청구를 받을 수 있는 상태이고, 상장회사에 대한 청구에는 주주총회일의 6주 전이라는 마감이 붙습니다. 정기주주총회라면 이 6주를 그해의 실제 총회일이 아니라 「직전 연도의 정기주주총회일에 해당하는 그 해의 해당일」에서 거꾸로 셉니다(제542조의7 제1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