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정 상법의 집중투표 조항이 2026년 9월 10일 시행된다는 소식이 돌면서, 정관 파일을 열어 둔 담당자가 늘었습니다. 이사 선임 조항 아래에 집중투표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문장이 있는 것을 그제야 확인한 경우입니다. 그 문장을 지우는 안건을 이번 시즌에 올려야 하는지가 바로 다음 질문이 됩니다.
9월 10일부터 정관으로 집중투표를 배제할 수 없게 되는 회사는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상장회사입니다. 상법 제542조의7 제3항 개정규정(2026년 9월 10일 시행)이 적용 대상을 그렇게 한정하고 있습니다. 그 개정규정이 실제로 걸리는 시점은 부칙이 따로 정하는데, 시행일이 지난 뒤 처음으로 이사 선임을 위한 주주총회 소집이 있는 때부터입니다. 그 선에 못 미치는 회사는 배제 조항을 그대로 두어도 됩니다. 다만 배제 조항이 없는 회사라면 이번 개정과 상관없이 이미 집중투표 청구를 받을 수 있는 상태입니다.
이 글은 최근 사업연도 말 자산총액이 2조 원 미만인 상장회사를 다룹니다.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회사는 적용 경로가 다릅니다.
집중투표는 이사를 2명 이상 한꺼번에 뽑을 때 쓰는 투표 방법입니다. 주주는 1주마다 뽑을 이사 수만큼의 의결권을 받고, 그 표를 후보 한 사람에게 몰아줄 수 있습니다. 표를 몰면 지분이 크지 않은 주주도 자기가 미는 후보를 이사로 앉힐 여지가 생깁니다. 상법은 이 방법을 회사가 정관으로 배제할 수 있게 열어 두었고, 이번 개정은 그 문을 일부 회사에 대해 닫습니다.
바뀌는 것은 배제할 때의 조건이 아니라 배제 가능 여부입니다
집중투표를 정관으로 배제할 수 있는지를 정하는 자리가 제542조의7 제3항입니다. 9월 10일을 기준으로 이 항의 문장이 통째로 교체됩니다.
개정 전 · 2026년 9월 9일까지상법 제542조의7 제3항 제2항의 상장회사가 정관으로 집중투표를 배제하거나 그 배제된 정관을 변경하려는 경우에는 의결권 없는 주식을 제외한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3을 초과하는 수의 주식을 가진 주주는 그 초과하는 주식에 관하여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 다만, 정관에서 이보다 낮은 주식 보유비율을 정할 수 있다.
개정 전 조문은 배제 자체를 막지 않습니다. 배제하는 정관을 새로 두거나 그 정관을 되돌리는 안건을 올릴 때, 3%를 넘게 가진 주주의 초과분에는 의결권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정할 뿐입니다. 배제하려면 대주주가 표를 덜어낸 상태로 통과시키라는 구조입니다. [관련 법령: 상법 제542조의7 제3항(개정 전 문언 · 2026년 9월 9일까지)]
개정 후 · 2026년 9월 10일 시행상법 제542조의7 제3항 제2항의 상장회사는 제382조의2제1항에도 불구하고 정관으로 집중투표를 배제할 수 없다.
개정 조문은 표를 덜어내게 하는 대신 배제를 금지합니다. 앞에 붙은 「상법 제382조의2제1항에도 불구하고」가 그 열쇠입니다. 집중투표를 정관으로 달리 정할 수 있게 해 둔 일반 규정을, 이 회사들에는 적용하지 않겠다는 뜻입니다.
같은 개정으로 제4항도 삭제됩니다(2026년 9월 10일 시행). 배제에 관한 정관변경 안건을 다른 정관변경 안건과 나누어 따로 의결하라던 규정입니다. 올릴 수 없는 안건이 되면서 그 절차 규정도 함께 사라집니다. [관련 법령: 상법 제542조의7제3항·제4항]
시점을 정하는 자리는 조문이 아니라 부칙입니다. 개정 부칙 제2조는 제542조의7 제3항 개정규정을 「이 법 시행 이후 최초로 이사의 선임을 위한 제542조의7제2항의 상장회사의 주주총회 소집이 있는 경우부터」 적용한다고 정합니다. 9월 10일이 지나는 순간 정관 조항의 효력이 일제히 갈리는 것이 아니라, 그 뒤 처음으로 이사 선임 총회를 소집하는 때가 기준선이 됩니다. [관련 법령: 상법 부칙 제21044호 제2조]
| 구분 | 2026년 9월 9일까지 | 2026년 9월 10일부터 |
|---|---|---|
| 자산 2조 원 이상 상장회사의 정관 배제 | 가능 (3% 초과분 의결권 제한) | 불가 |
| 배제 관련 정관변경 안건의 별도 상정 의무 | 있음 (제4항) | 규정 삭제 |
| 자산 2조 원 미만 상장회사 | 제3항·제4항의 적용 대상 아님 | 제3항·제4항의 적용 대상 아님 |
적용 대상은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상장회사입니다
이 금지가 걸리는 회사를 조문은 「제2항의 상장회사」라고만 지정합니다. 제2항은 자산 규모를 대통령령에 넘겼고, 그 선은 시행령이 긋고 있습니다.
상법 시행령 제33조 (집중투표에 관한 특례의 대상 회사) 법 제542조의7제2항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상장회사"란 최근 사업연도 말 현재의 자산총액이 2조원 이상인 상장회사를 말한다.
시행령 제33조가 정하는 값은 자산총액 하나입니다. 이사가 몇 명인지, 지배구조가 어떤 모양인지는 이 조문이 정하지 않습니다. [관련 법령: 상법 시행령 제33조]
다만 자산총액이 판정의 전부는 아닙니다. 제542조의7은 상장회사 특례에 속하는 조문이고, 그 특례가 어느 회사에 걸리는지는 상법 제542조의2 제1항과 그 위임을 받은 시행령 제29조가 따로 정하고 있습니다. 특례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증권시장에 상장된 주권을 발행한 주식회사에 적용되며, 시행령 제29조 제1항은 그 증권시장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에 따른 증권시장으로 특정합니다. 집합투자를 수행하기 위한 기구인 주식회사는 같은 항 단서와 시행령 제29조 제2항에 따라 특례에서 빠집니다. 어느 시장에 상장했는지는 이 판정이 실제로 묻는 값이고, 자산총액은 그 안에서 제542조의7 제3항이 대상을 한 번 더 좁히는 값입니다. [관련 법령: 상법 제542조의2제1항 · 상법 시행령 제29조]
기준 시점은 「최근 사업연도 말 현재」입니다. 지난 결산에서 그 선에 못 미쳤다면 이번 시즌의 대상이 아니고, 그 뒤 자산이 늘었다고 해서 판정이 곧바로 뒤집히지도 않습니다. 기준이 결산 시점에 고정되어 있어 담당자가 매번 새로 재지 않아도 됩니다.
2조 원 미만 회사에서는 정관에 그 조항이 있는지가 갈림길입니다
자산총액이 그 선에 못 미치는 회사에는 이번 개정이 닿지 않습니다. 이 회사가 정관을 여는 것은 배제 조항을 지울지 결정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조항이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하기 위해서입니다.
집중투표의 일반 규정은 회사 규모를 가리지 않습니다.
상법 제382조의2 제1항 2인 이상의 이사의 선임을 목적으로 하는 총회의 소집이 있는 때에는 의결권없는 주식을 제외한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3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주주는 정관에서 달리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회사에 대하여 집중투표의 방법으로 이사를 선임할 것을 청구할 수 있다.
「정관에서 달리 정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이라는 단서 때문에, 정관에 집중투표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으면 주주는 청구할 수 없습니다. 그 조항이 없으면 의결권 없는 주식을 뺀 발행주식총수의 3% 이상을 가진 주주가, 이사를 2명 이상 뽑는 총회에서 집중투표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개정을 기다릴 것도 없이 지금도 그렇습니다. [관련 법령: 상법 제382조의2제1항]
집중투표를 큰 회사의 일로 넘겨 둔 회사 가운데, 정작 정관에 배제 조항이 없어 청구를 받을 수 있는 상태인 곳이 있습니다. 배제 조항을 둔 회사와 두지 않은 회사는 이번 시즌에 준비할 것이 아예 다릅니다.
배제 조항이 없다면 마감은 총회일 6주 전입니다
정관에 배제 조항이 없는 회사에는 정관 확인과 별개로 지켜야 할 기한이 있습니다. 제542조의7 제1항은 상장회사에 집중투표를 청구할 때 주주총회일의 6주 전까지 서면이나 전자문서로 회사에 청구하도록 정합니다. 정기주주총회라면 그해의 기준일은 직전 연도 정기주주총회일에 해당하는 날입니다. 일반 회사의 7일 전과 견주면 훨씬 앞당겨져 있습니다. [관련 법령: 상법 제542조의7제1항]
6주 전은 회사가 소집 통지를 준비하는 시점입니다. 이 시점에 청구가 들어온 회사는 이사 후보 구성과 표 계산을 그 상태에서 다시 하게 됩니다. 집중투표에서는 주주가 1주마다 선임할 이사 수만큼의 의결권을 갖고 그 표를 한 후보에게 몰 수 있어서, 후보를 몇 명 올리는지에 따라 결과가 크게 달라집니다.
청구가 들어온 뒤의 절차도 조문에 있습니다. 청구가 있었다는 사실은 의장이 의결에 앞서 주주들에게 알려야 합니다. 제382조의2 제5항이 요건을 「제1항의 청구」로 적고 있어 상장회사의 청구에도 그대로 걸립니다. 청구 서면의 비치는 사정이 다릅니다. 총회가 끝날 때까지 본점에 두고 주주가 영업시간 안에 열람하게 하라는 규정은 같은 조 제6항입니다. 그런데 이 항이 대상으로 적은 것은 「제2항의 서면」, 곧 총회일 7일 전까지 낸 서면입니다. 상장회사가 6주 전에 낸 서면이 여기 포함되는지는 조문 문언만으로 갈리지 않고, 이를 정리한 판례나 해석례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비치를 요구받을 여지가 있다고 보고 준비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 [관련 법령: 상법 제382조의2제5항·제6항]
9월 10일 전에 볼 두 값은 결산 자산총액과 정관의 배제 조항입니다
이번 개정이 회사마다 다르게 남는 자리는 둘입니다.
하나는 지난 결산의 자산총액입니다. 그 값이 2조 원에 못 미치는 회사는 이번 개정의 적용 대상이 아니고, 정관에 있는 배제 조항도 9월 10일 이후 그대로 효력을 유지합니다. 다른 하나는 이사 선임 조항에 집중투표를 적용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문장이 있는지 여부입니다. 그 문장이 있는 회사는 이번 시즌에 달라지는 것이 없고, 없는 회사는 개정과 무관하게 이미 청구를 받을 수 있는 상태이며 총회일 6주 전이라는 마감도 이미 걸려 있는 상태입니다.
9월 10일 개정이 정관을 고치라고 요구하는 상대는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상장회사입니다. 그 선 아래에 있는 회사가 이번에 할 일은 정관을 고치는 것이 아니라 읽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