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자산 8,000억 원 규모의 부품 제조회사에서 주식 업무를 맡은 한 과장은 이번 정기주주총회에 정관 열두 개 조를 손보는 안건을 올리게 됐습니다. 지난해 위임장 양식을 열어 보니 「제3호 의안 정관 일부 변경의 건」 한 줄 옆에 찬성·반대 칸이 하나씩 있었습니다. 열두 개 조를 그 한 칸으로 받아도 되는지, 조마다 칸을 따로 만들어야 하는지를 확인해야 했습니다.

위임장 용지의 찬반 칸은 주주총회에 올린 목적사항 단위로 둡니다. 정관변경을 하나의 목적사항으로 상정했다면 찬반 칸도 하나이고, 두 건으로 나눠 상정했다면 칸도 두 개입니다. 조문이 정한 것은 여기까지입니다. 하나의 목적사항 안에서 조항별로 칸을 다시 쪼갤지는 조문이 정해 두지 않았고, 그 결정은 안건을 몇 건으로 올릴지를 정하는 이사회 단계에서 끝납니다.

이 글은 상장회사가 정관변경을 목적사항으로 올리면서 주주에게 의결권 대리행사를 권유하는 경우를 다룹니다. 어떤 행위가 권유에 해당하는지를 가르는 요건은 이 글의 범위 밖입니다.

여기서 목적사항은 소집통지에 적어 주주에게 알린 회의의 안건을 말합니다. 「제1호 의안 재무제표 승인의 건」, 「제2호 의안 정관 일부 변경의 건」처럼 번호를 붙여 세는 단위가 그것입니다. 위임장에 관한 조문은 이 단위를 그대로 받아 씁니다.

위임장 용지를 짜기 전에 확인할 네 개의 값
셋째 줄만 근거 칸이 비어 있습니다. 조문이 정하지 않았다는 뜻이고, 그래서 그 자리가 회사의 판단으로 남습니다.
확인 항목값근거
찬반 칸을 나누는 단위 주주총회의 목적사항 각 항목 자본시장법 제152조 제4항
위임장 용지에 적을 것 각 목적사항과 목적사항별 찬반 여부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63조 제1항 제5호
정관변경을 몇 건의 목적사항으로 올리나 조문이 정하지 않았습니다 — 소집 단계에서 회사가 확정합니다
정관변경 결의 요건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 상법 제434조

체크리스트 — 이사회 결의부터 총회 당일까지

  1. 이사회 결의 전고칠 조항을 목록으로 뽑고 성격이 다른 변경이 섞여 있는지 봅니다. 이 목록이 안건 건수의 재료입니다.
  2. 이사회 결의정관변경을 몇 건의 목적사항으로 올릴지 확정합니다. 이 결정이 위임장의 칸 수를 그대로 정합니다.
  3. 소집통지 문안 확정통지에 적은 목적사항의 표기와 위임장 용지에 적을 항목의 표기를 같게 맞춥니다.
  4. 위임장 용지 편집목적사항마다 찬성·반대 칸을 두고, 총회 당일 새로 상정되거나 수정된 안건을 어떻게 처리할지도 양식에 담습니다.
  5. 주주에게 제공하는 날의 2일 전위임장 용지와 참고서류를 금융위원회와 거래소에 제출하고, 정해진 장소에 비치합니다.
  6. 총회 당일위임장에 표시된 의사대로 의결권을 행사합니다. 표시가 없는 항목에는 표시가 없는 대로 처리합니다.

1단계 · 이사회 결의 — 정관변경을 몇 건으로 올릴지 정합니다

조문은 목적사항의 개수를 정하지 않습니다. 위임장에 관한 조문이 단위로 삼는 말은 「주주총회의 목적사항 각 항목」이고, 무엇이 하나의 목적사항인가는 소집을 결정하는 자리에서 정해집니다. 정관 열두 개 조를 한 건으로 묶어 올리는 것도, 성격별로 세 건으로 나눠 올리는 것도 이 조문이 막거나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위임장 양식을 먼저 열어 놓고 「몇 칸을 만들까」를 고민하는 순서는 뒤집힌 것입니다. 칸의 수는 이사회에서 안건 수가 확정되는 순간 함께 정해집니다. 한 과장이 먼저 할 일은 열두 개 조를 늘어놓고 성격이 다른 변경이 섞여 있는지 보는 것입니다.

성격이 갈리는 자리는 대개 눈에 띕니다. 사업목적을 더하는 변경, 기관 구성이나 임원 수를 손보는 변경, 법령이 바뀌어 용어만 맞추는 변경은 주주가 찬성 여부를 재는 기준이 서로 다릅니다. 열두 개 조가 모두 용어 정비라면 한 건으로 묶는 데 걸릴 것이 없고, 그중 둘이 사업목적 추가라면 그 둘만 따로 세우는 선택지가 생깁니다.

건수를 정할 때 갈리는 것
한 건으로 올린 경우
  • 위임장에 찬반 칸이 하나입니다
  • 열두 개 조가 한 번의 결의로 함께 서거나 함께 넘어갑니다
  • 일부 조항에만 반대하는 주주는 그 뜻을 위임장에 나타낼 자리가 없어 전부 반대로 표시하게 됩니다
나눠 올린 경우
  • 위임장에 올린 건수만큼 찬반 칸이 생깁니다
  • 건마다 따로 특별결의 요건을 채워야 합니다
  • 한 건이 부결돼도 나머지 건은 그대로 성립합니다

두 칸은 옳고 그름이 아니라 선택지입니다. 고르는 기준은 반대가 나올 조항이 정관 전체에 걸친 것인지, 몇 개 조에 몰려 있는지입니다.

정관변경은 특별결의 안건입니다. 출석한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함께 필요하므로(상법 제434조), 나눠 올린 건수만큼 이 두 요건을 각각 채워야 합니다. 반대가 한두 조항에 몰려 있는데 전부를 한 건으로 묶으면 그 반대표가 열두 개 조 전체를 향하게 되고, 반대로 반대가 흩어져 있는데 잘게 나누면 요건을 채워야 할 관문만 늘어납니다.

2단계 · 위임장 용지 편집 — 확정된 목적사항마다 칸을 둡니다

건수가 정해지면 편집에는 판단이 남지 않습니다. 조문은 목적사항 각 항목마다 주주가 찬반을 명기할 수 있게 하라고 요구하고, 시행령은 같은 것을 위임장 용지의 기재 항목으로 다시 적어 두었습니다.

자본시장법 제152조(의결권 대리행사의 권유) ④ 제1항의 위임장 용지는 주주총회의 목적사항 각 항목에 대하여 의결권피권유자가 찬반을 명기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⑤ 의결권권유자는 위임장 용지에 나타난 의결권피권유자의 의사에 반하여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다.

제4항이 정한 단위가 「목적사항 각 항목」이라는 점이 이 글의 답 전부입니다. 조문은 그보다 잘게 나누라고 하지 않고, 하나로 묶는 것을 허용한다고도 적지 않았습니다. 단위를 정하는 일은 위임장이 아니라 안건에서 끝나 있습니다.

자본시장법 시행령 제163조(위임장 용지 및 참고서류의 기재사항) 제1항 법 제152조제6항에 따라 위임장 용지는 의결권피권유자가 다음 각 호의 사항에 대하여 명확히 기재할 수 있도록 작성되어야 한다. 1.~4. (…) 5. 주주총회의 각 목적사항과 목적사항별 찬반 여부 6. 주주총회 회의시 새로 상정된 안건이나 변경 또는 수정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 위임 여부와 위임 내용 7. 위임일자와 위임시간(주주총회의 목적사항 중 일부에 대하여 우선 의결권을 대리행사하도록 위임하는 경우에는 그 위임일자와 위임시간을 말한다) 8. (…)

제7호를 눈여겨볼 만합니다. 목적사항 가운데 일부만 먼저 위임하는 경우를 따로 적어 두었으므로, 조문은 위임이 목적사항 단위로 갈릴 수 있음을 이미 전제합니다. 그 갈래를 만드는 것은 위임장 양식이 아니라 안건 구성입니다.

제6호는 총회장에서 새로 상정되거나 수정된 안건을 어떻게 할지 미리 받아 두라는 항목입니다. 정관변경은 자구 수정이 붙어 원안과 다른 모습으로 표결에 부쳐지는 일이 있으므로, 이 칸을 비워 둔 채 위임장을 돌리면 그 자리에서 행사할 근거가 없습니다.

나머지 기재 항목도 같은 조에 함께 있습니다. 위임한다는 내용, 의결권을 위임받는 자, 주주가 가진 의결권 있는 주식 수, 위임할 주식 수, 위임인의 성명과 주민등록번호가 제1호부터 제4호와 제8호에 들어 있습니다. 여덟 개 항목 가운데 안건 구성에 따라 모습이 달라지는 것은 제5호 하나뿐이고, 나머지는 안건이 몇 건이든 같습니다.

같은 조 제2항은 참고서류에도 주주총회의 목적사항을 적게 합니다. 위임장 용지와 참고서류, 그리고 소집통지 세 곳에 같은 목적사항이 적히는 셈이므로, 건수를 바꾸면 세 곳을 함께 고쳐야 합니다.

주의

칸이 없는 항목에는 주주의 의사가 위임장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열두 개 조를 한 건으로 올려 놓고 위임장에만 조항별 칸을 그려 넣으면 통지한 목적사항과 어긋나고, 반대로 두 건으로 올려 놓고 위임장에 칸을 하나만 두면 한 건에 대한 의사를 받지 못한 것이 됩니다. 자본시장법 제152조 제5항은 위임장 용지에 나타난 의사에 반하여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통지서의 목적사항 표기와 위임장의 항목 표기를 나란히 놓고 글자 단위로 맞추십시오.

3단계 · 제공일의 2일 전 — 제출하고 나면 양식은 고정됩니다

위임장 용지는 주주에게 보내기 전에 한 번 더 손을 떠납니다. 제공하는 날의 2일 전까지 금융위원회와 거래소에 제출해야 하므로, 편집을 끝내야 하는 날은 발송일이 아니라 그보다 앞선 날입니다.

자본시장법 제153조(위임장 용지 및 참고서류의 비치 및 열람) 의결권권유자는 제152조에 따라 위임장 용지 및 참고서류를 의결권피권유자에게 제공하는 날 2일(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날을 제외한다) 전까지 이를 금융위원회와 거래소에 제출하여야 하며, 총리령으로 정하는 장소에 이를 비치하고 일반인이 열람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한다.

2일에서 빠지는 날이 무엇인지는 대통령령에 맡겨져 있으므로, 달력에 날짜를 찍을 때는 그 범위를 함께 확인하십시오. 여기서 거꾸로 세어 올라가면 이사회 결의일까지의 일정이 잡힙니다. 건수를 늦게 확정할수록 편집과 제출에 쓸 날이 함께 줄어듭니다.

제출까지 마친 뒤 안건 구성을 바꾸면 위임장 용지도 다시 만들어 다시 제출해야 하고, 이미 돌린 위임장과 새 양식이 뒤섞입니다. 건수를 확정하는 자리가 이사회 결의라고 앞에서 적은 이유가 이것입니다.

오늘 열어 볼 것은 두 가지입니다. 고칠 조항 열두 개를 한 장에 늘어놓은 목록과, 지난해 위임장 양식입니다. 목록에서 성격이 갈리는 묶음이 보이면 그것이 곧 안건 건수이고, 지난해 양식에서 칸이 몇 개였는지를 보면 올해 무엇을 바꿔야 하는지가 잡힙니다. 그 두 값이 나오면 위임장 편집에는 더 정할 것이 남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