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7월 23일 시행된 개정 상법은 상법 제542조의12 제7항에서 뒷문장 하나를 지웠습니다. 감사를 선임할 때 최대주주와 그 특수관계인의 주식을 합쳐서 계산하라고 명령하던 문장입니다. 그런데 감사위원회를 두지 않고 상근감사를 두는 상장회사의 감사 선임 계산은 개정 전과 달라지지 않습니다. 합산을 명령하는 자리가 제7항에서, 제7항이 준용하는 제4항으로 옮겨졌을 뿐입니다.
이 글은 감사위원회를 두지 않고 상근감사를 두는 상장회사를 다룹니다. 상법 제542조의10제1항과 그 시행령 제36조제1항은 최근 사업연도 말 자산총액 1천억원 이상인 상장회사가 감사위원회를 설치하지 않는 한 상근감사를 1명 이상 두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중견 상장사 상당수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관련 법령: 상법 제542조의10제1항]
제4항이 정하는 것은 두 가지입니다. 최대주주가 3%를 넘는지 잴 때에는 그의 특수관계인 등이 가진 주식을 합산하고, 그렇게 해서 3%를 초과하는 주식에 관하여는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합니다. 특수관계인은 상법 시행령이 정하는 범위의 친족과 계열회사 등, 최대주주와 이해관계를 같이한다고 법이 보는 사람과 회사입니다.
실무는 이 두 문장을 이어 붙여,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하나로 묶은 뒤 그 합계 가운데 3%까지만 의결권을 인정하는 방식으로 운영해 왔습니다. 회사가 그렇게 계산해 의결권을 집계한 사실이 법원 판결문에 나타난 사례도 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08. 9. 24. 선고 2008가합49481 판결). 다만 그 사건에서 법원이 판단한 것은 합산 대상을 최대주주 밖으로 넓힌 정관조항이었고, 법원은 그 조항을 무효로 보아 감사 선임 결의를 취소했습니다. 최대주주 측 합산분 자체는 다투어지지 않아 심리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다만 합산한 지분을 어떻게 세는지까지 조문 문언이 하나로 정해 주지는 않습니다. 제4항에서 합산을 명령하는 부분은 문장의 주어인 「…주식을 가진 주주」 뒤에 붙은 괄호 안에 들어 있고, 효과를 정하는 뒷부분은 그 주주가 「그 초과하는 주식에 관하여」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고만 적고 있습니다. 즉 조문이 의결권을 제한할 상대로 지목한 것은 괄호 앞의 그 주주이고, 괄호는 그 주주가 3%를 넘는지 재는 계산 방법으로 읽을 여지가 남습니다.
이 구조를 엄격하게 읽으면, 합산은 최대주주가 3%를 넘는지 재기 위한 계산 방법일 뿐이고 특수관계인 본인의 의결권까지 없앤다고 적혀 있지는 않다는 해석도 가능합니다. 이 지점을 정면으로 판단한 대법원 판례나 법령해석례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조문을 이렇게 읽을 여지는 개정 전에도 있었고, 어느 쪽으로 읽든 이 글이 내리는 결론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이번 개정으로 사라진 것은 제7항의 뒷문장 하나입니다
제542조의12 제7항은 이번에 새로 만들어진 조문이 아닙니다. 두 문장으로 되어 있던 조문에서 두 번째 문장만 빠졌습니다.
개정 전 — 상법 제542조의12 제7항 (2026년 7월 22일까지 시행된 문언)제542조의12 제7항 (개정 전) 제4항은 상장회사가 감사를 선임하거나 해임할 때에 준용한다. 이 경우 주주가 최대주주인 경우에는 그의 특수관계인,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가 소유하는 주식을 합산한다.
앞 문장은 감사 선임에 제4항을 가져다 쓰라는 준용 규정이고, 뒤 문장은 그 경우 최대주주의 주식에 특수관계인의 주식을 합치라는 별도의 명령이었습니다. 2025년 7월 22일 공포되어 2026년 7월 23일부터 시행 중인 개정 상법은 이 가운데 뒤 문장만 삭제했습니다.
준용은 어떤 상황을 위해 만들어 둔 규정을 성격이 비슷한 다른 상황에 끌어다 쓰는 입법 방식이라, 조문을 읽을 때는 가리킨 곳까지 따라가 봐야 실제 내용이 나옵니다. 제7항이 감사위원회위원 선임에 관한 제4항을 감사 선임에 끌어다 쓰는 구조 자체는 개정 전후로 바뀌지 않았습니다.
개정 후 — 상법 제542조의12 제7항 (2026년 7월 23일 시행)제542조의12 제7항 (개정 후) 제4항은 상장회사가 감사를 선임하거나 해임할 때에 준용한다.
조문만 놓고 보면 합산하라는 말이 사라졌습니다. 개정 조문을 처음 펼쳐 본 담당자가 "우리 회사 감사 선임에서 합산이 없어진 것 아닌가" 하고 읽을 수 있는 대목입니다.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남아 있는 앞 문장이 준용하라고 가리키는 제4항이 같은 개정으로 함께 바뀌었기 때문입니다. [관련 법령: 상법 제542조의12제7항]
제7항이 눈에 잘 띄지 않는 것은 개정 내용을 정리한 자료에서 대개 "후단 삭제" 네 글자로만 표시되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그 자리를 대신하는지는 조문을 직접 펼쳐야 드러납니다. 감사위원회를 두지 않는 회사일수록 감사위원회 관련 조문이라고 판단해 넘기기 쉬운 지점이기도 합니다.
합산을 명령하던 자리가 제7항에서 제4항으로 옮겨졌습니다
제7항이 준용하는 제4항은 3%를 넘는 주식에 의결권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규정입니다. 이번 개정으로 이 조문의 괄호 안에서 조건 하나가 삭제됐습니다.
상법 제542조의12 제4항 — 개정 전후 대조개정 전 제1항에 따른 감사위원회위원을 선임 또는 해임할 때에는 상장회사의 의결권 없는 주식을 제외한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3(정관에서 더 낮은 주식 보유비율을 정할 수 있으며, 정관에서 더 낮은 주식 보유비율을 정한 경우에는 그 비율로 한다)을 초과하는 수의 주식을 가진 주주(최대주주인 경우에는 사외이사가 아닌 감사위원회위원을 선임 또는 해임할 때에 그의 특수관계인,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가 소유하는 주식을 합산한다)는 그 초과하는 주식에 관하여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
개정 후 제1항에 따른 감사위원회위원을 선임 또는 해임할 때에는 상장회사의 의결권 없는 주식을 제외한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3(정관에서 더 낮은 주식 보유비율을 정할 수 있으며, 정관에서 더 낮은 주식 보유비율을 정한 경우에는 그 비율로 한다)을 초과하는 수의 주식을 가진 주주(최대주주인 경우에는 그의 특수관계인,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가 소유하는 주식을 합산한다)는 그 초과하는 주식에 관하여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
개정 전 제4항은 "사외이사가 아닌 감사위원회위원을 선임 또는 해임할 때에"라는 조건을 충족할 때만 특수관계인의 주식을 합치는, 조건이 붙은 합산 규정이었습니다. 개정 후에는 이 조건이 사라져 제4항의 괄호가 조건 없이 합산을 명령합니다.
감사위원회위원은 이사 가운데서 뽑는 자리라 사외이사인지 아닌지를 가릴 수 있지만, 감사는 이사회 밖에서 회사를 감사하는 독립된 기관이라 사외이사 여부를 따질 대상 자체가 아닙니다. 그 조건이 붙은 개정 전 제4항을 그대로 준용하면 감사 선임에서 합산을 하라는 것인지가 흐려지므로, 뒷문장은 "감사 선임에서는 조건 없이 합산한다"고 못 박아 둔 것으로 읽힙니다.
개정으로 제4항 본문이 조건 없는 합산 규정이 되면서 제7항 뒷문장은 같은 말을 두 번 하는 문장이 됐습니다. 뒷문장이 삭제된 것은 합산을 없애기 위해서가 아니라, 제4항이 그 일을 떠맡았기 때문입니다. 명령이 나오는 자리만 옮겨졌습니다.
상근감사를 선임하는 회사의 계산 결과는 개정 전과 같습니다
준용에는 자산 규모를 한정하는 조건이 붙어 있지 않습니다. 제7항은 "상장회사가 감사를 선임하거나 해임할 때에" 제4항을 준용한다고만 정하고 있어, 상장회사라면 자산 규모와 무관하게 감사 선임에 제4항의 합산과 3% 제한이 적용됩니다. 이 점도 개정 전후로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 구분 | 개정 전 | 개정 후 (2026년 7월 23일 시행) |
|---|---|---|
| 합산을 명령하는 조문 | 제542조의12 제7항 뒷문장 (개정 전) | 제542조의12 제7항이 준용하는 제4항 |
| 특수관계인 주식 합산 | 합산 | 합산 |
| 자산 규모 요건 | 없음 | 없음 |
| 의결권이 인정되는 한도 | 3% | 3% |
여기서 3%의 기준도 제4항이 정하고 있습니다. 발행주식총수 전부가 아니라 의결권 없는 주식을 제외한 발행주식총수가 기준이라, 의결권 없는 우선주를 발행한 회사는 그만큼 기준 주식 수가 줄어듭니다. 정관에서 3%보다 낮은 비율을 정해 두었다면 그 비율이 기준이 된다는 점도 조문에 함께 적혀 있습니다. 이 부분 역시 이번 개정으로 손대지 않았습니다.
이번 개정으로 실제 계산이 달라지는 것은 감사위원회위원을 선임하는 회사 쪽입니다. 삭제된 "사외이사가 아닌"이라는 조건이 바로 그 선임 절차에 걸려 있던 조건이기 때문입니다. 상근감사를 두는 회사는 저쪽의 변화와 무관하게 개정 전 상태를 그대로 유지합니다.
달라진 것은 사내 문서에 적어 둔 근거 조문입니다
계산이 그대로라고 해서 손댈 것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조문 경로가 바뀌었으므로, 회사가 그 경로를 인용해 둔 문서는 현행 조문과 어긋난 상태로 남습니다.
합산의 근거를 제7항 후단이 아니라 제7항이 준용하는 제4항으로 바꿔 적으면 됩니다. 인용 오기의 효력을 정면으로 다룬 판례나 법령해석례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주주가 의결권 제한의 근거를 물었을 때 회사가 없는 조문을 대면 이후 절차 전반의 신뢰가 흔들립니다.
고칠 자리는 문서를 처음부터 다시 읽기보다 "제7항"과 "후단"이라는 두 낱말로 사내 문서를 검색하는 편이 빠릅니다. 운영 매뉴얼과 의안 참고서류 외에도 감사 선임 안건을 다룬 이사회 부의 자료, 지난 시즌의 의결권 집계 서식에 같은 인용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용을 고치는 김에 함께 끝내 둘 것이 특수관계인 목록입니다. 계열회사 지분 구조는 한 해 동안에도 지분 매매나 조직 개편으로 바뀌고, 친족 관계도 혼인이나 상속으로 달라집니다. 지난 시즌의 목록을 그대로 쓰면 빠지는 사람이 생기고, 한 명이 빠지면 집계가 회사에 유리한 쪽으로 틀어집니다. 그 집계를 믿고 안건 통과를 낙관하면 총회 당일에야 차이를 알게 됩니다.
확인 시점은 소집 통지 전이 적절합니다. 감사 선임 안건에서는 최대주주 쪽의 의결 가능 지분이 실제 보유 지분보다 줄어들고, 그만큼 다른 주주의 표가 결과를 좌우할 여지가 커집니다. 소집 통지 단계에서 실제 의결 가능 지분을 계산해 두지 않으면, 총회 당일에 감사 선임 안건의 의결정족수가 모자라는 상황을 뒤늦게 확인하게 됩니다.
이번 개정이 상근감사를 두는 회사에 남긴 것은 계산 기준의 변화가 아니라 인용의 변화입니다. 최대주주의 지분에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합산해 3% 제한을 적용한다는 실무 구조는 개정 전과 같고 — 합산한 지분을 어느 기준으로 셀지를 어느 쪽으로 읽든 이 점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 그 구조를 떠받치는 조문이 제7항 뒷문장에서 제4항으로 옮겨졌습니다. 사내 문서의 조문 인용을 지금의 경로로 갱신하고 이번 시즌의 특수관계인 목록을 다시 세웠다면, 이번 개정에 대한 대응은 끝난 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