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산철을 맞은 상장사 최 과장은 이번 주주총회의 감사 선임 안건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최대주주가 지분 60%를 보유하고 있어 안건 통과에는 문제가 없으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절차를 확인하던 중, 최대주주 지분을 온전히 표로 쓸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 글은 감사위원회 없이 상근감사를 두는 상장회사를 다룹니다. 상법 제542조의10제1항과 그 시행령 제36조제1항은 자산총액 1천억원 이상 상장회사가 감사위원회를 두지 않는 한 상근감사 1인 이상을 두도록 정하고 있어, 자산 5,000억원대부터 1조원대에 이르는 중견 상장사 상당수가 이 유형에 해당합니다. [관련 법령: 상법 제542조의10제1항]

합산 3%는 대주주가 감사 자리까지 독차지하지 못하게 막습니다

감사는 경영진과 대주주를 감시하는 자리입니다. 대주주가 자신과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온전히 합쳐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면, 감사 선임 절차가 대주주의 뜻대로만 흘러가 감시 기능이 형해화될 위험이 있습니다.

상법 제409조제2항은 감사 선임 시 3%를 초과하는 주식에 대해 의결권을 제한하는 일반규정이지만, 최대주주 지분을 합산하는 규정은 없어 주주마다 개별적으로 3% 한도가 적용됩니다. [관련 법령: 상법 제409조제2항] 상장회사에는 이 일반규정에 우선해 적용되는 특례가 따로 있습니다. 상법은 이 특례에 관해 "이 절은 이 장 다른 절에 우선하여 적용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상법 제542조의2제2항). [관련 법령: 상법 제542조의2제2항]

상근감사를 선임할 때도 최대주주의 특수관계인 지분은 전부 합산됩니다

상법은 감사를 두는 상장회사의 감사 선임에도 감사위원회위원 선임과 같은 합산 방식을 준용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근거는 상법 제542조의12제7항입니다.

개정 전 — 상법 제542조의12제7항
제542조의12제7항 (개정 전) 제4항은 상장회사가 감사를 선임하거나 해임할 때에 준용한다. 이 경우 주주가 최대주주인 경우에는 그의 특수관계인,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가 소유하는 주식을 합산한다.
개정 후 — 상법 제542조의12제7항 (2026-07-23 시행)
제542조의12제7항 (개정 후) 제4항은 상장회사가 감사를 선임하거나 해임할 때에 준용한다.

개정 전에는 제7항 자체에 무조건 합산을 명령하는 후단이 별도로 붙어 있었습니다. 개정 후에는 이 후단이 삭제됐지만, 제7항이 준용하는 제4항이 3%를 초과하는 주식의 의결권을 제한하면서 괄호로 "최대주주인 경우에는 그의 특수관계인,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가 소유하는 주식을 합산한다"고 정하고 있어 결과는 동일합니다. 이 준용에는 자산 규모를 한정하는 조건이 없습니다. [관련 법령: 상법 제542조의12제7항]

합산 대상이 되는 특수관계인은 상법 시행령이 정하는 친족·계열회사 등입니다. 시행령은 여기에 더해 최대주주나 그 특수관계인의 계산으로 주식을 보유하는 자, 그들에게 의결권을 위임한 자가 가진 주식(위임한 분에 한함)도 합산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명의가 다른 사람 앞으로 되어 있어도 실질이 최대주주 쪽의 표라면 계산에 들어오므로, 주주명부와 지분율 공시만 훑으면 누락이 생깁니다. [관련 법령: 상법 시행령 제34조제4항 · 제38조제1항]

이번 개정이 넓힌 합산 범위는 감사위원회의 독립이사(개정 전 사외이사에 해당) 몫에 그칩니다

제542조의12제4항 — 개정 전후 대조
개정 전 제1항에 따른 감사위원회위원을 선임 또는 해임할 때에는 상장회사의 의결권 없는 주식을 제외한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3(…)을 초과하는 수의 주식을 가진 주주(최대주주인 경우에는 사외이사가 아닌 감사위원회위원을 선임 또는 해임할 때에 그의 특수관계인,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가 소유하는 주식을 합산한다)는 그 초과하는 주식에 관하여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

개정 후 제1항에 따른 감사위원회위원을 선임 또는 해임할 때에는 상장회사의 의결권 없는 주식을 제외한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3(…)을 초과하는 수의 주식을 가진 주주(최대주주인 경우에는 그의 특수관계인,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자가 소유하는 주식을 합산한다)는 그 초과하는 주식에 관하여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

인용문에서 (…)로 줄인 부분은 정관으로 3%보다 낮은 비율을 정할 수 있다는 내용입니다. 조문 문언에서 3%를 재는 기준은 발행주식총수 전부가 아니라 "의결권 없는 주식을 제외한 발행주식총수"이고(의결권 없는 우선주가 있으면 기준 주식 수가 그만큼 줄어듭니다), 제한을 받는 주체는 최대주주가 아니라 "3%를 초과하는 수의 주식을 가진 주주"이며, 최대주주에게만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산하라는 조건이 괄호로 덧붙는 구조입니다.

개정으로 바뀐 것은 이 괄호 안입니다. 종전에는 최대주주의 합산이 "사외이사가 아닌 감사위원회위원"을 뽑을 때로 한정돼 있었는데, 그 한정이 삭제되면서 자산 2조원 이상이라 감사위원회를 의무로 설치해야 하는 상장회사는 개정 전과 실질적으로 달라졌습니다. [관련 법령: 상법 제542조의11제1항·상법 시행령 제37조제1항] 반면 감사위원회 없이 상근감사를 두는 회사의 감사 선임은 제7항이 그 요건 없이 곧바로 제4항을 준용합니다. 자산 규모와 무관하게 처음부터 합산 3%였고 이번 개정으로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감사위원회 없이 상근감사를 두는 상장회사는 자산 규모와 무관하게 합산 3%를 적용받습니다

감사위원회 없이 상근감사를 두는 상장회사(표의 두 번째 줄)가 이 글이 다루는 상황입니다.

감사(위원) 선임 시 3%룰은 감사위원회 설치 여부와 형태에 따라 갈리고, 금융회사는 적용 법률 자체가 다릅니다.
회사 유형감사(위원) 선임 근거 조문3%룰 방식
비상장회사(금융회사 제외)상법 제409조제2항개별 3% (합산 없음)
상장회사 — 감사위원회 없이 상근감사를 두는 경우(자산 규모 불문)상법 제542조의12제7항합산 3%
상장회사 — 감사위원회를 자율로 설치한 경우(금융회사 제외)상법 제415조의2제1항 후문 · 제542조의12제1항합산 3% 미적용 — 감사를 두지 않아 제409조 대상이 아니고, 제542조의12제4항의 적용 대상도 아닙니다
금융회사(은행·보험·금융투자업자 등) — 상장 여부·자산 규모 불문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제19조제7항 · 제9항합산 3% — 감사위원회를 자율로 두어도 적용됩니다

은행·보험회사·금융투자업자 등은 감사위원과 상근감사 선임에서 상법이 아니라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의 적용을 받습니다. 이 법 제19조제7항은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등의 지분 합계가 3%를 넘으면 초과분을 제한하고, 제9항이 이를 상근감사 선임에 준용합니다. 상장 여부도 자산 규모도 요건이 아니며, 감사위원회를 자율로 설치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상장 금융회사가 상근감사를 둔다면 결론은 두 번째 줄과 같은 합산 3%이지만, 근거는 상법이 아닙니다.

제4항은 최대주주의 보유량을 셀 때 그의 특수관계인 등이 가진 주식을 합산하고, 3%를 초과하는 주식을 가진 주주는 그 초과분의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고 정합니다.

실무는 이 두 대목을 이어 붙여,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지분을 하나로 묶은 뒤 그 합계 가운데 3%까지만 의결권을 인정하는 방식으로 오래 운영해 왔습니다. 회사가 그렇게 계산한 것이 법원 판결에서 그대로 전제된 사례도 있습니다(서울중앙지방법원 2008. 9. 24. 선고 2008가합49481 판결). 다만 그 판결이 적용한 규정은 지금의 제4항과 문장 구조가 달랐으므로, 아래에서 볼 괄호 구조를 정면으로 판단한 선례로 읽을 것은 아닙니다.

합산한 지분을 어떻게 세는지까지는 조문 문언이 하나로 정해 주지 않습니다

합산을 명령하는 부분은 문장의 주어인 "…주식을 가진 주주" 뒤에 붙은 괄호 안에 들어 있고, 효과를 정하는 뒷부분은 그 주주가 "그 초과하는 주식에 관하여"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한다고만 적고 있습니다. 이 괄호를 좁게 읽으면, 합산은 최대주주가 3%를 넘는지 재는 계산 방법일 뿐이고 특수관계인 본인의 의결권까지 없앤다고 명시한 것은 아니라는 해석도 가능하며, 의결권 제한 규정은 엄격하게 해석해야 한다는 원칙이 이를 뒷받침합니다. 다만 이는 실무 기준선에 맞서는 대등한 반론이라기보다, 조문 구조상 그렇게 읽을 여지가 남아 있다는 소수의 견해에 가깝습니다.

회사는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표를 하나로 묶어 그 안에서 3% 한도 하나만 인정할 수도 있고, 각자에게 3% 한도를 따로 걸 수도 있습니다. 어느 쪽으로 세느냐에 따라 대주주 쪽이 던지는 표의 크기와 안건의 통과 가능성이 달라집니다. 어느 쪽으로 세는지를 정면으로 판단한 대법원 판례나 법령해석례는 확인되지 않습니다. 조문은 개정 전에도 이 부분을 정하지 않았습니다. 상근감사를 선임하는 회사라면 어느 쪽으로 셀지를 총회 전에 회사 기준으로 확정하고 근거를 남겨두어야 합니다.

행사하지 못하는 주식은 다른 주주에게 넘어가지 않고 출석 의결권에서 빠집니다

행사하지 못하는 초과분은 다른 주주에게 넘어가지 않습니다. 그 초과분은 상법 제371조제2항에 따라 출석한 주주의 의결권 수에 산입되지 않습니다. 찬성과 반대를 세는 출석 의결권 수에서 그만큼이 빠지므로, 대주주 쪽 표가 줄어든 만큼 다른 주주의 표가 결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고, 안건이 요구하는 찬성 수를 채우기가 예상보다 빠듯해지는 경우도 생깁니다. [관련 법령: 상법 제371조제2항]

주의 "우리 회사는 감사위원회가 없으니 3%룰은 남의 얘기"라는 판단이 가장 흔한 착오입니다. 상근감사를 선임하는 상장회사라면 원래부터 합산 3%가 적용되고 있었습니다.

지분 60%를 가진 대주주라도 감사 선임에서는 의결권이 3%로 묶입니다. 대주주 지분만 보고 안건 통과를 낙관하기보다, 특수관계인 목록을 다시 세우고 그 표를 어떻게 셀지까지 소집 통지 전에 확정해 두는 편이 안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