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자산 1조 2,000억 원대 화학회사에서 주주총회 실무를 맡은 박 차장은 2월 말에 국민연금이 낸 의결권 행사 방향 사전공개 자료에서 회사 이름을 찾았습니다. 이사 보수한도 승인 안건 옆에 반대가 적혀 있었고 사유는 한 줄이었습니다. 총회까지 열흘이 남았는데, 그 열흘에 무엇을 더 낼 수 있는지가 어디에도 정리돼 있지 않았습니다.
반대 권고의 기준은 대부분 공개돼 있고, 결론을 바꾸는 것은 기준이 아니라 회사가 사유를 미리 공시했는가입니다. 국민연금 지침과 ISS의 한국 기준은 반대 사유를 나열한 뒤 둘 다 같은 자리에 단서를 답니다 — 회사가 공시서류에 설명을 적으면 달리 판단한다는 것입니다. 다만 받아들이는 설명의 폭이 다릅니다. 그 공시서류는 따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상법 제542조의4가 소집통지·공고에 적으라고 정한 항목입니다. 그러니 반대를 줄이는 자리는 총회장이 아니라 소집통지를 짜는 책상입니다.
이 글은 정기주주총회에 이사·감사위원 선임과 이사 보수한도 안건을 올리는 상장회사를 다룹니다. 자산총액 2조 원 이상 회사는 이사회 구성 요건이 달라 기준 일부가 다르게 걸립니다. 여기서 다루는 자문사는 한국 지침 원문을 확보한 ISS 한 곳입니다.
| 누가 본다 | 언제부터 적용되는 기준인가 | 어디에 적혀 있는가 |
|---|---|---|
| 국민연금 | 2025년 3월 1일 시행 지침 · 지분율 1,000분의 10 이상이거나 국내주식 전체 대비 보유비중 1,000분의 5 이상인 회사에 행사 | 「국민연금기금 수탁자 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과 그 [별표 1] 국내주식 의결권 행사 세부기준, 「의결권 행사 대상」 |
| 의결권 자문사 ISS | 2026년 2월 1일 이후 열리는 주주총회부터 | 「Korea Proxy Voting Guidelines」 (2025년 12월 16일 공표) |
| 회사가 내는 판단 자료 | 소집통지·공고 시점 | 상법 제542조의4 제2항·제3항과 상법 시행령 제31조 제3항·제4항 |
체크리스트 — 어느 기한이 법이고 어느 기한이 아닌가
- 법이 정한 기한 — 어기면 소집절차의 문제입니다
- D-42 (6주 전) · 집중투표 청구 기한집중투표를 청구할 수 있는 마지막 날입니다(상법 제542조의7 제1항). 청구가 들어오면 이사 선임 안건의 구조가 바뀝니다.기산점이 이 칸만 다릅니다 — 정기주주총회는 올해 총회일이 아니라 직전 연도 정기주주총회일에 해당하는 그 해의 해당일부터 셉니다. 총회일을 당기거나 미룬 회사는 기한이 어긋납니다.
- D-14 (2주 전) · 소집통지·공고주주총회일 2주 전까지 각 주주에게 소집통지를 보냅니다(상법 제363조 제1항). 후보자 정보와 이사 활동내역을 법이 정한 항목대로 적고, 출석률이 낮은 후보는 사유도 같은 자리에 적습니다.
- 국민연금 지침이 정한 기준 — 절차 하자는 아니고 반대 권고로 돌아옵니다
- D-5영업일 · 안건 내용 사전공시선임·보수한도·퇴직금 규정 안건의 내용이 공시돼 있어야 하는 마감선입니다. 국민연금 지침 [별표 1] 44는 이 선까지 공시하지 않으면 반대를 원칙으로 한다고 적었습니다.
- 법령에도 지침에도 없는 자리 — 회사가 스스로 잡습니다
- D-90 · 후보 검토 착수현직 이사의 직전 임기 이사회 출석률과 다른 상장사 겸직 수를 뽑습니다. 여기서 걸리는 후보는 이때만 바꿀 수 있습니다.
- D-60 · 이사회 안건 확정보수한도 증액 폭과 근거를 안건과 함께 정리합니다.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과 3% 제한 대상도 이때 확정합니다.
D-90 — 후보를 고르기 전에 기준부터 엽니다
후보 검증에서 가장 자주 걸리는 것은 이사회 출석률입니다. 국민연금 지침 [별표 1] 30이 이사 후보에 반대할 수 있는 경우로 든 일곱 가지 중 여섯째가 직전 임기 이사회 참석률 75% 미만인 자입니다. ISS도 75%를 쓰지만 재는 자리가 다릅니다.
- 대상이 이사 후보 전반이라 사내이사도 걸립니다
- 직전 임기 이사회 참석률 75% 미만이면 반대할 수 있습니다
- 그 사유를 소집공고 등 공시서류에 명시한 경우에는 달리 판단할 수 있습니다
- 대상은 사외이사뿐입니다
- 최근 사업연도 이사회·주요 위원회 출석률 75% 미만이고 납득할 설명이 없으면 반대를 권고합니다
- 받아들이는 사유는 넷입니다 — 질병, 가족의 긴급한 사정, 재임 1년 미만, 총 회의가 3회 이하일 때 1회 결석
두 기준 모두 출석률이 낮다는 사실보다 사유를 적었는지를 먼저 봅니다.
겸직은 기준의 모양이 다릅니다. ISS는 상법과 그 시행령을 위반해 상장회사 이사직을 둘 넘게 맡은 사외이사에 반대를 권고한다고 적은 뒤, 같은 문장에 예외를 이어 붙였습니다 — 적절한 공시가 제공된 경우, 물러나면 주주가치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이 예상되는 최고경영자·대표이사·회장·창업자의 선임에는 원칙적으로 찬성을 권고한다는 것입니다. 다만 대상이 좁습니다. 겸직에 걸린 사외이사 후보 일반이 아니라, 오너 경영인이나 창업자가 이사로 있는 회사가 그 역할을 공시서류에 적어 둔 경우에 열립니다. 국민연금 지침 [별표 1] 30 ①의 둘째 항목도 과도한 겸임으로 충실한 의무수행이 어려운 자를 반대 사유로 두는데, 출석률 항목과 달리 공시를 조건으로 한 단서가 없습니다.
이 점검이 늦으면 쓸 수 있는 선택지가 사라집니다. 출석률과 겸직은 총회 전에 바꿀 수 없는 사실이어서, 남는 방법은 후보 교체나 사유 공시 둘뿐입니다. 교체에는 이사회 일정이 듭니다.
D-60 — 이사회에서 안건을 확정합니다
이사의 보수는 정관에 그 액을 정하지 않으면 주주총회 결의로 정합니다(상법 제388조). 두 기준 모두 이사회가 올린 한도에 원칙적으로 찬성한다고 적었으므로, 문제는 한도가 아니라 증액의 근거를 냈는가입니다.
국민연금 지침 [별표 1] 33은 보수한도가 보수금액에 비추어 과다하거나 보수금액이 경영성과에 비추어 과다한 경우 반대한다고 적은 뒤, 개별등기임원의 보상 내역과 보상 체계 등 객관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자료를 내면 사안별로 검토한다는 단서를 답니다. ISS도 동종 회사 대비 과다한데 합리적인 설명이 없거나, 한도를 올리면서 인상의 이유를 대지 않으면 반대를 권고한다고 적었습니다.
감사위원 선임은 안건의 구조부터 정합니다. 감사위원회위원 중 2명은 다른 이사들과 분리해 선임하고(상법 제542조의12 제2항), 선임할 때 3%를 넘는 주식은 의결권이 없습니다(같은 제542조의12 제4항). 최대주주는 특수관계인의 주식을 합산해 셉니다. 후보 자격은 국민연금 지침 [별표 1] 32가 감사 및 감사위원회 위원에게 30. 이사의 선임과 31. 사외이사의 선임을 준용한다고 적었으므로, 앞 절의 출석률과 겸직 점검이 여기에도 걸립니다. 다만 단서가 붙습니다 — 상근감사와 사외이사가 아닌 감사위원을 재선임할 때는 31.의 제1호를 적용하지 않습니다. 당해회사나 계열회사의 최근 5년 이내 상근 임직원이라는 항목이므로, 사내 출신 감사위원을 다시 올리는 회사의 자리입니다.
국민연금 지침 [별표 1] 21은 자산총액 2조 원 미만 회사가 상근감사 대신 감사위원회를 설립해 구성원의 3분의 2 이상을 사외이사로 채우는 안에 찬성한다고 적었습니다. 다만 상법 제409조 제2항의 의결권 행사 제한을 회피하려고 감사위원회를 도입하는 것이 명백한 경우에는 원칙적으로 반대한다는 단서가 붙습니다. 지침이 판단하겠다고 적은 것은 회피 목적이 명백한가 하나이고, 설치 목적을 어느 서류에 적었는지는 지침이 든 판단 요소가 아닙니다. 다만 의사록과 소집공고에 그 목적을 남겨 두면 회피로 읽힐 여지를 줄일 수 있습니다.
D-14 — 소집통지·공고가 곧 판단 자료입니다
상법 제542조의4(주주총회 소집공고 등) ② 상장회사가 이사ㆍ감사의 선임에 관한 사항을 목적으로 하는 주주총회를 소집통지 또는 공고하는 경우에는 이사ㆍ감사 후보자의 성명, 약력, 추천인, 그 밖에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후보자에 관한 사항을 통지하거나 공고하여야 한다. ③ 상장회사가 주주총회 소집의 통지 또는 공고를 하는 경우에는 제542조의8제1항의 독립이사 등의 활동내역과 보수에 관한 사항, 사업개요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사항을 통지 또는 공고하여야 한다. (…)
제2항의 후보자 사항은 상법 시행령 제31조 제3항이 다섯 가지로 정합니다. 후보자와 최대주주와의 관계, 회사와의 최근 3년간 거래 내역, 최근 5년 이내 체납처분을 받은 사실, 최근 5년 이내 임원으로 재직한 기업의 회생·파산 절차 진행 사실, 결격 사유의 유무입니다. 독립성과 이력을 묻는 기준이 읽는 자료가 이 다섯 칸입니다.
제3항의 활동내역은 같은 시행령 제31조 제4항 제1호가 정합니다. 독립이사와 상무에 종사하지 않는 이사의 이사회 출석률, 이사회 의안에 대한 찬반 여부 등 활동내역과 보수입니다. 출석률은 회사가 스스로 공고하는 숫자입니다. 그 숫자가 75%에 못 미치면 사유를 적을 자리도 같은 서류입니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 책임 활동에 관한 지침 [별표 1] 30. 이사의 선임 6. 이사회 참석률이 직전 임기동안 75% 미만이었던 자. 다만, 직전 임기 이사회 참석률이 75% 미만인 사유에 대하여 주주총회소집공고 등 공시서류에 이를 명시한 경우에는 달리 판단할 수 있다.
사유를 적는다고 반대가 사라지지 않습니다. 지침의 문장은 달리 판단할 수 있다까지이고, 그 판단은 회사가 하지 않습니다. 다만 적지 않으면 판단할 재료가 없습니다.
D-5영업일 — 이 선을 넘기면 내용은 보지 않습니다
국민연금 지침 [별표 1] 44. 주주총회 안건의 사전공시는 이사·감사의 선임, 이사·감사의 보수한도, 임원퇴직금 또는 퇴직위로금 지급규정 승인처럼 사전 검토가 필요한 안건에 대해 5영업일 전까지 내용을 공시하지 않은 경우 반대를 원칙으로 한다고 적었습니다.
이 마감선은 소집통지 기한과 다른 선입니다. 상장회사는 정관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의결권 있는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1 이하를 소유하는 주주에 대한 개별 통지를 주주총회일 2주 전 공고로 갈음할 수 있습니다(상법 제542조의4 제1항, 상법 시행령 제31조 제1항). 정관 근거가 없으면 이 갈음을 쓸 수 없고, 그대로 공고만 내면 소집절차의 하자가 됩니다. 법정 기한을 지켰어도 안건의 구체적 내용이 5영업일 전까지 공시되지 않으면 이 항목에 걸립니다. 통지는 제때 나갔는데 후보 약력이나 보수한도 산출 근거가 뒤늦게 정정공시로 올라가는 경우입니다.
- 현직 이사의 직전 임기 출석률을 뽑아 75% 미만이 있는지 봅니다.
- 있다면 사유를 한 문장으로 정리해 소집공고 초안의 활동내역 칸에 넣습니다.
- 보수한도를 올릴 계획이라면 인상 폭의 근거를 안건 설명에 넣을 형태로 만듭니다.
- 지난해 소집공고에 후보자 다섯 항목이 다 채워져 있었는지 대조합니다.
- 안건 내용의 공시 날짜를 총회일 5영업일 전과 맞춰 봅니다.
기준을 다 맞춰도 반대 권고는 나올 수 있습니다. 그때 남는 것은 표이고, 표는 다른 준비가 듭니다.